레오노라 크레이그 코헨


서펀츠 테일 (영국)
← Back to List

레오노라 크레이그 코헨은 런던에 본사를 둔 독립 문학 출판사인 서펜츠 테일의 편집자이다.
그녀가 최근 작업한 책으로는 앨릭스 네이쓴의 ‘Sea Change’, 라리사 팜의 ‘Pop Song’, 베아트리스 히치맨의 ‘All of You Every Single One’ 등이 있다.
‘서펜트 테일’은 1986년 영국 독자들에게 전 세계의 대담한 새로운 목소리를 소개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각인된 출판사는 ‘한나 웨스트랜드’다.

서펀츠 테일 출판사와 현재 하고 계신 작업에 대해 한국 독자들과 출판사들에게 소개해 주십시오.

서펀츠 테일은 1986년에 문학 전문 임프린트로 출범했으며 수상 경력도 있는 출판사입니다. 영국은 물론이고 전세계 다양한 작가들의 흥미진진하고 혁신적인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독립 출판사인 프로파일 북스(Profile Books)의 임프린트로서 런던에 있습니다. 사라 페리(Sarah Perry), 카렌 조이 파울러(Karen Joy Fowler), 카르멘 마리아 마차도(Carmen Maria Machado) 같은 작가들의 영국 내 근거지이고, 최근엔 자매 임프린트인 바이퍼(Viper)를 통해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들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리찌 뷜러(Lizzie Buehler)가 영어로 번역한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은 ‘정글’이라는 재난 여행 전문 회사에서 혹사당하는 요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소설입니다. 자신을 성추행한 상사를 고소하려 하자 회사는 요나에게 솔깃한 제안을 하여 무마하려 합니다. 바로 퇴출 후보 여행지 중 하나인 무이 사막 섬 여행을 보내주겠다는 것이지요. 요나는 제안을 받아들여 그 외딴 섬으로 가는데 그곳의 대표적 관심거리는 놀라울 것으로 추정되는 싱크홀입니다. 무이 섬 여행을 떠난 사람들은 불만스러워하기 시작하고, 요나는 회사가 여행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환경 재해를 조작하는 위험한 계획을 세웠다는 걸 알게 됩니다. 위험에 대해 경고하려던 요나는 자신의 목숨이 위험에 처했음을 깨닫습니다.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을 출판하게 된 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처음에 윤 작가와 작품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그 작품을 출판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서펀츠 테일의 대표인 한나 웨스트랜드(Hannah Westland)와 저는 바버라 지트워(Barbara Zitwer)에게서 <밤의 여행자들>의 번역 샘플을 받았습니다. 바버라는 오늘날의 한국 소설을 번역해 영어권에 소개하는 일로 정평이 난 뛰어난 에이전트입니다. 한나와 저는 샘플을 읽는 즉시 매료되었고 출판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작품이 오늘날 전세계 사람들이 마주하고 있는 무수한 문제들을 분명하고 절실하게 얘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환경 파괴, 기관 내 성차별, 포식성 자본주의가 행락객들에게 인기 있는 빈곤한 공동체에 초래하는 피해 같은 문제들입니다. 윤고은의 글은 어둡지만 유머러스하고 세련된데다, 심사숙고를 요하는 심각한 문제들과의 싸움에서 쓰러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수 없이 하게 되는 도덕적 계산에 대해 깊은 통찰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우리가 재능 있고 독창적인 작가의 작품을 읽고 있다는 것을 금세 깨달았고, 그 샘플을 번역한 리찌 뷜러의 솜씨에도 탄복했습니다. 한나 웨스트랜드는 <밤의 여행자들>의 영역본 편집을 지휘했고 저는 그 아래에서 그 과정에 참여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저는 지금 그 소설 편집에 관련된 영국 내 연락 담당자로서, 리찌, 고은, 그리고 바바라와 서펀츠 테일 팀과 함께 어떻게 해야 그 소설을 영국의 독자들에게 가장 잘 소개할 수 있을까 긴밀하고도 즐겁게 연락하고 있습니다.

<밤의 여행자들>은 이상 기후에 관한 스릴러 소설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이 전세계적으로 제고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상 기후는 영국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후 변화가 영국 출판시장에 어떤 새로운 풍조나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있다면 어떤 변화인지 궁금합니다.

기후 변화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문제 중 가장 심각한 문제이거나 여러 심각한 문제들 중 하나이고, 많은 사람들이 그 문제가 자신들 주변의 삶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 읽고 싶어 합니다. 자연히 이 문제에 대한 작가들의 우려와 관심이 소설과 논픽션에 반영되고,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이 주제에 대한 심오하고 강렬한 저작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소설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상상적 반응이 무성한 필수적 공간이며, 영국의 독자들은 대처하기 힘든 현재와 가능한 미래 두 가지 모두를 표현하는 문학에 점차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에 오아나 아리스티드(Oana Aristide)의 대담하고 서스펜스 넘치는 소설 를 출간했는데, 그 소설은 인공 지능과, 극지의 빙하가 녹아 내리며 배출된 바이러스가 초래하는 종말론적 결과를 탐구합니다. 우리는 또 인류의 자연 파괴를 슬퍼하는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Andri Snær Magnason)의 서정적 에세이 <시간과 물에 대하여(On Time and Water>도 출간했으며, 이 시대에 맞는 비슷한 맥락의 문학작품을 더 많이 출판하고 싶습니다.

<밤의 여행자들>에 대한 영국 독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영국 독자들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입니다. 많은 신문과 잡지들이 호평을 실어주었고 평론가들은 작품의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습니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밤의 여행자들>에 나타난 현대 한국의 여성주의적 질문들과, 영국의 삶과의 차이점과 유사성이었습니다.
윤고은은 최근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대거상’의 번역추리소설 부문 상을 수상했는데, 이 상은 스릴러와 미스터리 소설 분야의 권위 있는 상입니다. 우리는 윤고은 작가의 작품이 영국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 것을 참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출판할 외국 작품을 선정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시는지요?

우리가 항상 찾고 있는 작품들은 오늘날 다른 나라의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지식을 줌과 동시에 사랑, 일, 우정, 가족과 자연과 같은 인간의 공통 관심사를 다루는 작품들입니다. 번역하기에 이상적인 작품은 본래의 언어와 문화의 특성을 간직하면서도 그 언어와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과도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작품입니다. <밤의 여행자들>은 이런 요소를 매우 효과적으로 충족시키는 완벽한 예일 뿐만 아니라 매우 세련되고 예술적인 작품입니다.

요즘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한국 작가나 작품, 또는 앞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작가가 있는지요?

지금 당장 염두에 두고 있는 작가는 없지만, 번역된 한국 문학작품을 더 많이 읽으면서 한국의 삶에 대한 중요하고도 다양한 주제를 다룬 좋은 작품들을 찾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한강의 <채식주의자>, 김언수의 <설계자들>, 신경숙의 <리진> 같은 타입의 소설들을 찾아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독자들과 출판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지난 일년 반 동안의 여행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영국에는 지구적 문제에 대해 알려 하고 해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으니 안심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상하고 어려운 현재의 상황을 잘 이겨내시고,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